블랙 딜러를 이용해 외국인 고객을 상대로 사기도박을 시도한 혐의로 대구의 한 카지노 임직원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종길)는 1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대구카지노 전 회장 등 임원 3명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각각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200시간을 각각 명령했다.

영업이사, 영업부 과장·계장, 딜러 등으로 근무한 9명에게도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공소가 제기됐다. 이를 심리한 재판부는 사기 범행 실행의 착수는 인정되지만, 범행이 기수(旣遂·범죄의 구성요건을 실현해 완성된 것)에 이르지 않다고 판단해 형법상 사기미수죄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9월 카지노에 방문한 중국 국적 피해자 2명을 상대로 승패 예측이 가능한 사전 배열 카드인 '약카드'와 '밑장치기' 수법으로 사기 도박을 해 금액을 편취하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외국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사기도박을 해 약 44억여원에 달하는 금액을 편취하려고 하거나 약 5440만원의 금액을 편취했다. A씨 등 임원진들은 사기도박 범행을 주도하면서 부하직원인 나머지 피고인들에게 지시해 범행에 가담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 고객에게 지급할 콤프(Comp) 용도로 엄격하게 제한된 법인 소유 기프트 카드를 블랙 딜러들을 위한 특별 수당으로 지급하거나 다른 임직원들에게 격려금 명목 등으로 소비하는 등 732회에 걸쳐 2억3380만원 상당의 기프트 카드를 임의 소비한 혐의(횡령)로도 기소됐다.

'블랙딜러'는 카지노의 어두운 일을 처리하는 딜러로 순서가 조작된 카드를 이용해 사기 도박에 투입되는 딜러다. '약카드'는 통상적 규칙에 따라 진행되는 게임과 달리 특정 숫자 카드가 나올 경우 다음 판에 특정한 편이 이기는 결과가 나오도록 사전에 배열해둔 카드를 말한다.

'콤프'는 문체부 고시 카지노영업준칙에 따라 고객 유치 목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식음료대, 숙박기, 선물 등을 의미한다.

이종길 부장판사는 "사전에 카드 배열을 미리 조합해 놓거나 외국인 피해자들이 불리하게 셔플한 카드를 사용해 게임을 진행하며 마치 정상적인 카드를 투입한 것처럼 기망하는 등 범행이 매우 지능적으로 이뤄져 수법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고 볼만한 사정도 찾아볼 수가 없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은 점, 사기도박 일부는 미수에 그쳐 실질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없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