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오뎅과 붕어빵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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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 14:52
아직 코 끝이 빨갛게 시린 계절은 아니지만
손끝이 살짝 차갑도록 추워지는 날씨.
미쳐 추위를 준비하지 못 한 옷 차림에
목덜미로 들어오는 찬바람과 길을 걷다
색바랜 주황색 포장에 희뿌연 김을 모락모락 파우며
따끈한 육수에 몸을 담근 오뎅을 보고는 걸을음 멈추고
하얀 종이컵에 국물을 뜨고
작은 종지에 간장을 덜고
납작 오뎅을 먹을까
막대 오뎅을 먹을까 짧은 고민을 하다가
하나를 잡고서는 후후 불어 간장에 살짝 찍어 한입.
떡볶이를 한접시 먹을까 생각하다
오뎅하나 더 먹고
순대를 먹을까 하다
국물 한모금 홀짝이고
이제 가야지 하고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얼마냐 물어보는 나의 물음에
오뎅 세개 먹었으니 삼천원 이라는 아줌마
오뎅 하나에 천원이나 하다니
빌어먹을
월급 말고 다 올랏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