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이 폭등한건 좋은데
33
0
0
2023.09.04 07:30
부상으로 시즌 다날리고 계약금 받아먹고 먹튀 소리 안들으려면 넘 세게 계약하진마 ㅠ.ㅠ
모두가 놀란 ‘괴물’의 부활… FA 가치 폭등하는 류현진
류현진이 더그아웃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의 2023시즌을 함축하는 단어는 ‘부활’이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접합(토미존) 수술을 받고 긴 재활 터널에 들어간 그의 미래는 불투명했다. 심지어 동산고 1학년 시절 이후, 커리어 두 번째 토미존 수술이었다. 내리막길이 예상됐던 이유다.
기우였다. 차근차근 단계를 거쳐 빅리그에 돌아온 후, 더할 나위 없는 퍼포먼스를 뽐낸다. 6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2.48(29이닝 8자책점)을 남기고 있다. 삼진 23개를 뽑아내는 동안 볼넷은 7개에 그칠 정도의 ‘전매특허’ 커맨드를 앞세워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다.
직전 등판이었던 2일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에서도 존재감은 굵직했다. 특히나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콜로라도 홈구장 쿠어스필드의 압박감을 이겨냈다는 점이 뜻깊다.
로키산맥 자락에 위치해 해발고도가 약 1600m에 달하는 쿠어스필드는 공기 밀도가 낮아 타구가 훨씬 잘 뻗는다. 메이저리그(ML) 대표 타자 친화 구장으로, 류현진도 이곳에서 통산 6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7.06(26⅔이닝 21자책점)으로 고전했던 곳이다.
이마저도 이겨냈다.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역투했다. 장타 리스크를 피하지 못하고 투런포를 허용한 것 외에는 흠잡을 데 없었다. 4-2로 앞선 6회말, 투구수 76개만 기록한 채 승리 요건을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진의 방화로 4승에는 실패했다. 팀은 13-9로 승리했다. 그가 내려가자마자 난타전으로 번진 걸 떠올리면 그의 피칭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류현진이 경기 도중 마운드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
그를 향한 찬사도 쏟아진다. 토론토는 구단 공식 SNS를 통해 그를 ‘살아있는 전설’이라 칭하며 엄지를 세웠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도 “류현진의 쿠어스필드 5이닝 2실점은 (타 구장의) 7이닝 무실점과 같다”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시즌을 마치고 얻을 두 번째 FA(프리에이전트) 자격까지 벌써 조명받는다. 올해는 류현진의 4년 8000만 달러짜리 FA 계약 마지막 해다. 당초 전망은 밝지 않았다. 적지 않은 나이, 부상 및 수술 이력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KBO리그 복귀 가능성도 점쳐졌다.
그가 뽐내는 베테랑의 관록과 함께 평가가 바뀐다. 스포츠넷은 “어느 팀과 사인을 해도 매력적인 투수”라며 그의 빅리그 잔류를 점쳤다. 첫 계약만큼의 ‘대박‘까진 아니더라도 1∼2년짜리 단년 계약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충분히 돌 수 있는 경쟁력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